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美독립리그 김병현 “놀아보니 별거 없더라”(10.5.12)

돼야지123 2010. 5. 12. 11:43

김병현은 팀내 청백전에 선발등판하며 몸을 풀었다. 2이닝 동안 삼진 2개, 2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. 1회와 2회에는 최고구속 87마일을 마크했고, 그의 꿈틀거리는 슬라이더도 선보였다.

1회 첫 두타자는 강속구와 슬라이더, 업슛으로 연속 삼진을 잡았지만 2회 들어선 공이 계속 낮게 깔리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내줬다. 피칭을 마친 뒤 그는 곧바로 사복으로 갈아입고 주차장으로 향했다. 황급히 빠져드는 그를 붙잡아 '오늘 투구가 어땠냐'는 질문에 "오늘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. 차차 좋아질 것이다. 이렇게 와줘서 감사하다"라고 인사를 건네며 구장을 빠져나갔다.

-지금 팀에 입단한 소감은?

"소감? 별 생각이 없다.
-목표가 있다면.

"목표? 없다. 그냥 아프지 않고 운동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다."
-왜 오렌지카운티를 선택했나.

"야구장에서 계속 운동하고 적응하기 위해서다.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."
-이곳에서 얻고 가고 싶은 게 있을텐데.

"계속 운동하는 것 자체가 얻는 것이다."
-감독(폴 애버트)하고 과거에 함께 재활했다고 들었는데.

"2003년에 만나게 됐다. 폴이 내게 접촉해 여기서 뛰게됐다."
-왜 한국프로야구행을 선택하지 않았는지.

"한국프로야구? 글쎄. 실력이 있어야하지 않겠나."
-메이저리그 마무리로서 톱 자리에도 올랐는데, 선발로 보직을 바꾼 걸 후회하나.

"그렇지 않다. 후회하지 않는다."
-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한인 선수들 중 유일하게 우승반지를 꼈는데.

"우승했지만 솔직히 별 생각이 없다."
-계속 하다보면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회복할 것 같은가.

"해봐야 안다. 장담할 수는 없다. 아직은 첫 단계다. 하다보면 전성기로 돌아가든, 퇴보하든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."

-강속구 최고 구속이 지금 얼마 정도 나오나.

"지금은 솔직히 강속구라고 말하기에도 창피하다."
-미국에서 재활을 하니까 이곳 시스템이 너무 형편없다고 했는데.

"여긴(미국) 많이 떨어진다. 난 한국사람이고 한국에 사는 게 편하다. 일대일 훈련을 좋아한다. 여긴 선수들이 워낙 많으니까 체계적인 훈련이 안된다. 젊은 친구들이 어렸을 때 여기에 오는 경우가 많은 데 난 반대다. 한국에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나서 이름을 날린 뒤 스즈키 이치로처럼 미국에 오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."

-콜로라도에서 플로리다로 트레이드됐을 때 불화설은 사실이었는지.

"난 어딜 가든 항상 감독과 불화가 있었다(웃음)."
-2년 동안 공백기간이 있었는데. 그동안 느낀 점이 있다면.

"놀아보니 별거 없더라. 노는 것도 귀찮아졌다. 뭔가 해야되는데, 또 할 것이 없더라. 그래서 다시 야구를 하고 있다.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."

-가장 힘들었을 때는.

"(하늘을 잠시 바라보더니) 별로 없는데, 사람들한테 실망했을 때 힘들었다. 상처를 몇 번 받았는데, 대부분 야구 외적인 일이었다."

-플로리다로 이적하기 전에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했는데 왜 보라스와 계약했나.

"보라스가 콜로라도와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일부러 보라스와 계약했다."
-먼 훗날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.

"글쎄. 어떤 사람들은 '좋아한다', 또 어떤 사람은 나를 보고 '또라이 아니냐'라고 하는데. 우선 내 자신에게 만족스런 선수가 되고 싶다."